
예금만으로는 부족하다 – 초저금리 시대의 안전 투자 포트폴리오
지금의 금융 환경에서 “은행 예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은 더 이상 투자 고수들의 조언이 아니다. 이제는 누구나 체감하는 현실이 되었다.
과거처럼 금리가 5% 이상일 때는 예금만으로도 노후 준비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2025년 현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2%대 초반, 물가상승률은 3%를 넘어선다.
즉, 예금을 해도 돈의 명목가치는 유지되지만, 실질가치는 서서히 줄어드는 구조다.
‘안전하다’는 이유로 예금만 고집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조용히 돈이 새어나가는 길과 다름없다.
1. 예금의 장점과 한계 – 안전하되 성장하지 못하는 자산
예금은 금융 상품 중 가장 단순하고, 확실하며, 이해하기 쉽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천만 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고, 원금 손실 위험이 없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성의 부재다.
은행이 제공하는 금리는 결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따라 결정되며, 초저금리 시대에는 이율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
예를 들어, 연 2% 금리의 정기예금에 1,000만 원을 넣었다면, 1년 후 이자는 세후 약 16만 원 정도다.
그러나 같은 해 물가가 3% 상승했다면,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줄어든다.
즉, 예금은 돈의 ‘숫자’를 늘려주지만, 돈의 ‘가치’를 지켜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예금은 자산관리의 기초이자 안전망으로는 필수적이지만, 장기적인 자산 증식 수단으로는 부적합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예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2. 초저금리 시대의 대안 – 안전자산의 확장 개념
“안전자산 = 예금”이라는 공식은 이제 구식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금융권에서는 저위험·중수익형 상품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국공채, 회사채, MMF, 채권형 ETF다.
- 국공채는 정부가 발행하기 때문에 신용위험이 거의 없고, 만기 보유 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 회사채는 우량 기업이 발행한 채권으로,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 **MMF(Money Market Fund)**는 단기채권과 어음에 투자하는 펀드로,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발생하며, 필요할 때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유동성을 갖춘다.
 - 채권형 ETF는 여러 채권을 묶은 지수형 상품으로, 분산 효과와 낮은 변동성을 동시에 갖는다.
 
이러한 상품들은 모두 예금과 비슷한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수익률은 한 단계 높은 구조다.
즉, ‘예금보다 조금 더 똑똑한 선택지’라고 볼 수 있다.
3. 안정형 포트폴리오 설계 – 구조가 수익을 만든다
자산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단일 상품이 아니라 ‘구조’다.
예금, 채권, MMF, 금, ETF를 각각 몇 퍼센트 비중으로 배분하느냐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결정된다.
다음은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예시다.
- 예금 및 적금: 40% (기초 자산, 비상금 역할)
 - 국공채 및 회사채: 25% (중수익, 안정성 유지)
 - MMF 및 단기채 ETF: 15% (단기 유동성 확보)
 - 리츠 및 배당 ETF: 10% (현금흐름 창출)
 - 금 및 달러 자산: 10% (인플레이션 방어)
 
이 구성은 ‘안정성–수익성–유동성’의 균형을 갖춘 대표적인 방어형 포트폴리오다.
특히 달러 예금과 금은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완충 장치로 작동한다.
4. ETF와 리츠 – 예금 이후의 대안적 안전 투자
초저금리 시대에는 ‘적당히 안전하면서, 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주는 자산이 각광받는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ETF와 **리츠(REITs)**다.
- **ETF(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주식뿐 아니라 채권, 금,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KODEX 단기채권 ETF’는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유동성도 높다. - **리츠(REITs)**는 부동산 임대 수익을 기반으로 한 간접투자 상품으로,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한다.
‘NH리츠’나 ‘ESR켄달스퀘어리츠’ 같은 국내 상장 리츠는 연 5~6%의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고 있다. 
ETF와 리츠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어 가격 변동이 있지만, 장기 보유 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즉, 예금처럼 원금은 보장되지 않지만, 예금보다 훨씬 현명하게 돈이 일하도록 만드는 자산이다.
5. 달러와 금 –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마지막 방어선
금리와 물가가 동시에 움직이는 시대에는 화폐 가치 하락이 가장 큰 리스크다.
이때 유용한 것이 달러 예금과 금 투자다.
달러는 글로벌 기준 통화이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떨어질 때 상대적으로 상승한다.
금은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도 가치가 유지되는 ‘절대 안전자산’으로 평가된다.
전체 자산의 5~10%를 달러나 금으로 분산해두면, 국내 경제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방어적 자산구조가 완성된다.
달러예금, 금통장, 금 ETF 등을 통해 소액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6. 실전 사례 – 직장인 B씨의 안전 투자 루틴
직장인 B씨(30대 초반)는 월급의 40%를 저축하고, 아래와 같은 루틴으로 자산을 관리한다.
- 급여일 다음 날 자동이체로 비상금 계좌에 20만 원 적립
 - 정기예금 40%, 국채형 ETF 20%, MMF 10%, 리츠 10%, 금 ETF 10%, 달러 예금 10%로 분산
 - 3개월마다 자산 비율을 점검하여 재조정(rebalancing)
 
그 결과, B씨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4.3%로, 단순 예금 대비 두 배 수준이다.
무엇보다 경제 상황이 흔들릴 때도 원금 손실 없이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즉, 예금의 안정성과 투자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다.
7. 결론 – 예금은 시작일 뿐, 종착지는 아니다
예금은 자산관리의 ‘기초 체력’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막을 수 없다.
지금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시대가 아니라, 돈의 구조를 설계하는 시대다.
안전한 예금으로 기본을 다지고, 채권·ETF·리츠·달러·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한다.
그것이 초저금리 시대에 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결국 진짜 안전은 ‘원금 보장’이 아니라 위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시스템에서 나온다.
예금만으로는 그 시스템이 완성되지 않는다.
이제는 당신의 돈이 단순히 ‘보관’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게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때다